7월, 첫 번째 전하고 싶은 이야기 미리보기👀
1️⃣ 돌봄과 창조성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_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미술사학 연구자 박재연 교수 영상 인터뷰
_중랑숲어린이도서관 프로그램 ‘취학 전 천 권 읽기’ 참여자 가족 영상 인터뷰
_<과학이 빛나는 밤에>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인천 백석초 이준호 선생님의 책 처방 팟캐스트
_ 이지현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
_김영아 그림책심리성장연구소 소장의 책 처방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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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엄마로서, 창작자로서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엄마에게 주어진 돌봄의 일상과 창조성은 공존할 수 있는 것일까요. 더라이브러리에서 질문을 품고 미술사학 연구자이자 번역가로 일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박재연 교수를 만나보았어요. 돌봄과 창조성에 대한 여성작가들의 책 《나의 사랑스러운 방해자》를 번역한 박재연 교수님은 “아이를 키운다는 건 내가 모르는 나, 혹은 내가 부정하고 싶었던 나를 새롭게 느끼게 해주는 일”이라고 말해요. 육아에 있어서 다양성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또 예술은 어떻게 우리의 삶에 새로운 감각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박재연 교수와 얘기를 나누었는데요. 인터뷰 영상을 통해서 같이 들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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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중랑숲어린이도서관 ‘취학 전 천 권 읽기’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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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에서는 ‘취학 전 천 권 읽기’를 통해 아이를 책과 함께 성장하는 한 명의 독자로 키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잠자기 전 부모가 아이에게 한 권의 책을 읽어준다면 1년에 365권, 2년에 700권, 3년이면 천 권을 읽어주게 돼요. 매일 한 권의 책을 읽은 아이가 어느덧 천 권의 책을 읽은 독자가 되기까지 아이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취학 전 천 권 읽기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책 읽기의 즐거움과 독서 습관을 가지게 된 두 가족(정선희 어머니와 김승민 자녀, 이은미 어머니와 배은빈 ∙배유빈 자녀)을 만나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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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과학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팟캐스트 <과학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하는 초등학교 교사가 있습니다. 통합형 과학 교양서인 《과학이 빛나는 밤에》, 초등학생들을 위한 ‘개념똑똑 이야기과학 시리즈’ 중 《렌즈 이야기》 《기체 이야기》를 쓴 백석초 이준호 선생님 이야기인데요, 그런 이준호 선생님에게로 ‘과학을 하고 싶지만 실험을 좋아하지 않는 청소년의 사연’이 하나 도착했습니다. 과학의 신비로움에 부딪혀서 마음이 쿵 울린다는 이준호 선생님의 책 처방을 함께 들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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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팟캐스트 8화_과학이 어려운 청소년을 위한 마음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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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할수록 자유로운, 새로운 시각적 오브제로서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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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작가의 작품) 023JU0437 Gombrich, book pluck off, 22×29×10㎝, 2023 ©이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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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은 가치를 가진 책은 어떻게 새로워질 수 있을까요? 끊임없는 새로움에 목말라하는 현대미술의 작업 속에서 이지현 작가는 책을 해체하기 시작합니다. 세상의 편안함과 익숙함으로부터 비켜나게 해서 그 대상이 낯설게 느껴지게끔 만들고 그 이면에 감춰져 있던 어떤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 이지현 작가 작업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이지현 작가는 수많은 책 페이지를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한 땀 한 땀 날카로운 도구로 해체합니다. 칼날에 흩어진 글자들이 테이블 위로 나뒹굴고, 이지현 작가는 그 조각들을 이어 붙이고 여러 번 열로 굽습니다. 낡고 오래된 책은 또 다른 물질로 눈앞에서 펼쳐지는데요, 새로운 종이의 꿈이 펼쳐진, 새로운 시각적 오브제로서의 책을 감상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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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현 작가의 작품) 023JU2632 renoir, book pluck off, 40×62×10㎝, 2023 ©이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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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고 싶은 과거는 어떻게 무늬가 될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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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심리성장연구소 소장이자 독서치유상담가인 김영아 선생님은 결혼을 코앞에 둔 신부인 내담자를 만나게 됩니다. 마음이 설레고 예식 준비만 해도 바쁠 시기에 무슨 이유로 찾아온 것일까요. 자신의 감추고 싶은 과거를 어렵게 꺼내면서, 그녀는 눈물을 보입니다. 과거에 했던 사랑을 ‘지질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지질한 사랑의 반대를 ‘업그레이드된 사랑’이라고 말하는 내담자. 어떤 사연이 있던 걸까요? 김영아 선생님은 어떤 책을 추천해 주었을까요? 김영아 선생님의 책 처방 에세이를 같이 읽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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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신인 그녀는 그곳에서 동급생인 한 남자와 동거를 했다. 그러다가 서울의 꽤 괜찮은 대학으로 편입하면서 거주지도 서울로 옮겼다. 그러나 상대 남자는 편입이나 상경에 대한 의지가 별로 없어 지방에 그냥 머물렀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히 둘의 동거도 끝이 났다. 문제는 거기서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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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서울 생활을 시작하며 자신의 과거를 지우기라도 하듯 이전에 알았던 모든 사람들과 관계를 끊었다고 한다. 완전한 서울시민, 서울 소재 대학교의 대학생이 되고자 하는 그녀 나름의 의지요 열망의 발로로 이전 관계를 정리하는 한편, 그녀는 자신의 가치를 높일 각종 스펙 쌓기에도 모든 노력을 다했다. 그러다가 지금의 남자를 만났다. 결혼을 약속한 지금 남자는 한때 지방에서 사귀었던 남자에 비해 학벌이나 집안 배경 모두 우월하다고 했다. 사회적 신분을 높이고자 애써온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할 만했다. 그런 그녀에게 어떤 고민이 있을까, 궁금하던 참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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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우리 정말 사랑한 거 맞아요?” 하고 그녀가 물은 것은 그때였다.
“우리라면 결혼할 지금의 남자를 말하는 건가요?”
그런데 뜻밖에도 그녀가 사랑 운운하는 대상은 ‘옛 남자’였다. 어차피 헤어진 사람인데 그녀는 왜 새삼 그 남자와의 사랑에 대해 묻고 있는 걸까?
“그거야 본인이 대답해야 할 말이지요.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글쎄요. 저는 사랑이라 해도 그건 지질한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지질한 사랑이라······. 그럼 지질한 사랑의 반대는 뭔데요?”
“글쎄요······. 업그레이드된 사랑?”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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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침내 그녀가 눈물을 보였다. 자기를 팔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결국엔 자기를 상품처럼 팔고 있는 것 같아 비참한 기분이라고 했다. 자신이 왠지 초라하고 비굴해 보인다는 것이다. 요즘의 젊은이다운 지극히 현실적인 결혼관을 갖고 있는 그녀의 혼란은 사실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신의 감추고 싶은 지질한 환경, 그런 것들이 뒤엉켜 만들어진 들키고 싶지 않은 내면의 열등감 때문에 힘들었던 것이다. 그녀가 필요로 하는 것은 자기 선택에 대한 격려와 지지였다. 설사 세상의 지지가 없더라도 스스로의 선택에 대한 확신은 있어야 했다. 한마디로 조만간 하게 될 결혼에 대해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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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결혼하려는 남자가 왜 좋은지 이유를 찾아보세요. 이러이러해서 좋아한다고 마음속에 그 이유를 자꾸 되새기고, 그래서 나는 이 사람과 결혼하려는 거야 하고 스스로 확신을 키워봐요.”
그녀에게 필요한 건 누구를 더 사랑했는지, 그게 정말 사랑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게 아니었다. 코앞에 다가온 결혼에 대해 그 결혼의 정당성을 스스로 확신하는 일이었다.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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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랜 시간 후 그녀로부터 연락이 왔다. 서로 안부를 묻다가 그녀는 로런 밀즈가 쓴 《누더기 외투를 입은 아이》를 읽었다고 했다. 아마도 아이 키우며 함께 읽은 책인 듯했다. 그녀는 많은 것들을 느꼈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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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외투를 입은 아이》로런 밀즈 글. 서애경 번역. 미래엔아이세움 (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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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은 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지만 가난한 가정 형편으로 학교에 갈 수가 없는 ‘미나’이다. 학교에 입고 갈 겨울 외투가 없는 주인공에게 마음씨 좋은 ‘누비 엄마들’은 자투리 천을 모아 외투를 만들어준다. 여기저기 기워 만든 옷이지만 사람들의 따듯한 배려가 녹아 있는 외투. 미나는 이제 학교를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외투를 무척이나 소중하게 여기며 등교를 한다. 그러나 외투를 처음 본 친구들은 누더기 옷이라고 놀린다. 미나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추억이 함께 새겨져 있는 천 조각들에 대해 설명해주고, 누비 외투는 아이들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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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한테는 사람보다 귀한 게 없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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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너무도 가슴에 와 닿았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며 남편과 행복하게 사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과 나누는 사랑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으며, 무가치하다고 여겨왔던 유년의 삶들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아이를 키우며 나누는 사랑에서 아빠 엄마가 주었을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초라했다고 해서 절대 지질한 사랑을 한 것이 아니고, 그 이후 겪었던 시간들 또한 그러한 것이었음을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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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끊고 참 가슴이 뻐근해졌다. 상처 없는 사랑이란 없다. 중요한 것은 사랑의 치명적인 상처를 어떻게 피해갈 수 있으며, 혹 상처를 입었다 해도 그것을 어떻게 잘 치유해나가느냐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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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라이브러리 레터가 전하는 7월 첫 번째 이야기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오늘 전해드린 이야기를 핵심 해시태그로 요약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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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계속해서 한 달에 두 번 도서관과 독서 문화 콘텐츠에 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인사이트를 찾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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