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 번째 전하고 싶은 이야기 미리보기👀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 <최강야구>의 김성근 감독 영상 인터뷰
🔖날마다 다른 사람이 되는 기쁨을 느끼는 소설가 김연수 에세이
🔖약사이자 사진작가인 허진이 산책하면서 담은 독서하는 풍경
🔖일흔 살 노인이 발레에 도전하게 된다면? 최윤주 평론가가 말하는 웹툰 <나빌레라>
🔖시에 멜로디를 붙여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허정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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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2025년 KBO 프로야구의 정규 시즌이 시작되었어요. 더 라이브러리에서는 야구와 승부에 진심인 실력과 근성의 야신인 대한민국의 대표 야구인 김성근 감독을 만나 인터뷰했어요. “야구만이 아니고 인생이라는 게 승부라고”, “기다리는 사람이 이긴다고”라고 말하는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어떤 철학을 발견하게 될까요. 영상 인터뷰를 통해 삶이라는 타석에서 평생 지켜온 철학과 리더의 품격에 대해 들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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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연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거의 공짜에 가깝다’고 말해요. 지인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무해한 대화 나누기, 흥미로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와 자기 전에 조금씩 읽기, 낯선 이의 플레이리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며 눈에 띄는 나무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그날의 기분과 함께 간직하기 등등. 그렇게 좋아하는 일들을 하는 데 필요한 건 돈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만 수십 년이 걸렸다고 김연수는 말합니다. 그런 김연수가 청주 열린도서관으로 도서관 산책을 나서는데요. 정숙을 강조하는 도서관이 아니라고 적힌, 자유롭게 책을 소리내어 읽어도 된다고 말하는 도서관에서 김연수는 어떤 것을 발견했을까요? 같이 산책하는 기분으로 경계 없는 세계를 향해 걸어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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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카페에서 책을 읽는 것이 취미인 약사이자 사진작가인 허진은 바깥을 나갈 때면 카메라를 챙겨 듭니다. 여행 중 한껏 여유를 부릴 요량으로 책을 들고 가볼까도 싶지만 책은 무거운 짐이기에 카메라를 먼저 챙겨 들곤 하죠. 허진 작가는 자신이 아닌 다른 대상이 독서하는 풍경을 우연히 찍곤 합니다. 스페인 무르시아, 대만 타이페이 등에서 그가 찍은 풍경을 보고 햇살을 맞으며 책을 들고 바깥을 나가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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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평론가 최윤주는 때때로 비현실적일 정도로 과장된 일, 혹은 너무나 천진난만한 일 앞에서 ‘만화 같다’는 말을 사람들이 자주 한다고 해요. 일흔 살 노인이 발레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린 웹툰 <나빌레라>는 정말 ‘만화 같은’ 이야기가 들어 있죠. 어린 시절 발레리노를 꿈꿨지만 현실의 제약으로 꿈을 덮어둬야 했던 할아버지 ‘덕출’이 발레를 시작하는 <나빌레라>는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는데요. 최윤주 평론가를 놀라게 한 건 덕출 역을 맡은 박인환 배우가 32년 만에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연기하게 되었다는 것이에요. 꿈을 그릴 때 만화 같은 상상력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최윤주 만화평론가, 그가 말하는 <나빌레라>를 만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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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나빌레라' 사제듀오 포스터 2종 ⓒ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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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나 밥, 집을 짓는 마음으로 노래를 지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가 있습니다. 2017년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알지 못한 채>라는 곡으로 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허정혁인데요. 허정혁은 윤동주 시인의 시 <새로운 길>에 멜로디를 붙여 노래를 만들기도 하고, 직접 시를 써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방향을 알지 못한 걸음과 한가득 어질러진 사물들’, ‘나의 몸짓은 성실한 계절 따라’ 등 시적으로 느껴지는 가사가 많은데요. 그의 노래를 감상하면서 허정혁은 어떤 책을 추천했을지 인터뷰를 통해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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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첫 데뷔곡 <알지 못한 채>에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지나오는 동안 내가 지킨 것은 무언가’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데뷔를 한 지 7년이 되어가는데 허정혁이 음악을 하면서 지키고 있는 마음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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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타 다른 분야의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름대로 직업 음악인으로서 살면서 느끼는 고충과 고민들이 많다. 무수한 음악이 쏟아져 나오는 판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면 좋을 것들, 어쩌면 해야 할 일들, 필요한 고민들이 있는 듯하다. 마땅히 필요한 노력으로 생각되는 지점도 있고, 때로는 필요 이상의 욕심처럼 여겨지는 부분도 없지 않다. 어쨌든 그런 와중에 내가 지키고자 하는 건 나만의 길을 묵묵히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다. 그렇다고 특별히 남다른 무언가를 생각한다는 게 아니고, 그저 다양한 모양과 소리 중의 하나로서 나(만)의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바로 그 마음을 지키려고 하는 것 같다. 음악가이자 창작자로서, 또한 단지 한 개인으로서 가지각색의 여러 삶이 어우러지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나도 내 삶을 지켜보려고 애를 쓰며 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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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윤동주 시인의 시 <새로운 길>에 멜로디를 붙여 노래를 만들었다. <새로운 길>이라는 시를 음악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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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평소에도 시를 좋아해서 가까이 두고 읽으려 하고, 종종 직접 써보는 경우도 있다. 시와 노래는 분명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닮은 점이 많다고도 느껴서, 이 두 가지를 연결지어보고 싶다고 꽤 자주 생각한다. <새로운 길>의 경우도 그중 하나인데, 특히나 이 시는 내가 갖고 있던 생각이나 다짐과 가깝게 느껴져서 꼭 한 번 노래로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런 바람을 품고 있는 와중 때마침 친구가 ‘윤동주창작음악제’에 대한 소식을 알려주었고, 음악제에 지원하기 위해 품고 있던 바람을 구체화하게 되었다. 음악제에서는 낙선했지만, 마침 나의 첫 앨범 ‘봉오리 시절’에 수록된 노래들과도 서사적으로 맞닿는 지점이 있어서 감사하게 앨범에 수록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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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첫 앨범 ‘봉오리 시절’에는 ‘방향을 알지 못한 걸음과 한가득 어질러진 사물들’(<수풀> 가사 중), ‘나의 몸짓은 성실한 계절 따라’(<계절 따라> 중) 등과 같이 시적인 가사의 곡이 많다. 가사를 쓸 때 어디서 주로 영감을 얻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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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돌아보면 자전적인 이야기를 노래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던 듯하다. 스스로를 반추하거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서 그 안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려고 하다 보면 찾게 되는 표현들도 있고, 풍경을 보면서 자연의 섭리나 이치를 생각해보다가 영감을 얻는 경우도 꽤 많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속내를 정확하게 표현하려 하거나 풍경에 빗대어서 어떤 심상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어떤 경우 가사가 시적으로 느껴지나 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노래가 시적으로만이 아니라 노랫말과 음악이 잘 어우러져 곡 자체로 노래적인 인상이 더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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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관객에게 들었던, 가장 용기가 되어준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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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언젠가 중장년 나이 대의 남성분께서 내 노래를 듣고는 “아주 오래간만에 강요가 없는 노래를 만났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노래를 나누었던 자리여서 그분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만한 여지가 크지 않았던 터라 더욱 인상 깊었다. 평소에 내가 노래를 대하고 부르는 방식과 노래를 나눌 때 갖는 태도를 알아준 것 같아서 많이 기뻤다. 이목을 끈다거나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마음과 바라는 것들이 노래가 되고, 노래가 된 노래를 단지 부르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 정말로 노래가 나눠지는 것 같으면 참 좋다. 앞으로도 살면서 억지스럽지 않은 부름과 들음을 더 많이, 더 소중히 겪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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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600년 된 팽나무를 지키고 평화를 소망하는, ‘군산 하제마을 팽팽문화제’에 시인들과 함께 참여했다. 그날을 위해 <촛불이 켜지면>이라는 노래를 지었다. 어떤 마음으로 가사를 쓰고 노래를 불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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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우선 팽팽문화제는 미군기지가 부지를 확장하면서 마을을 밀어내는 상황에 맞서 삶의 터전과 아주 오랜 풍경을 지키기 위해 모이는 자리였는데, 그곳 ‘하제마을’에 초대를 받으면서 준비하다가 우연찮게 노래를 짓게 되었다. 노래의 제목은 ‘촛불이 켜지면’인데, 꼭 그 마을의 상황에만 초점을 두었다기보다는 ‘함께’하려는 마음을 진중하게 품어보려 했다. 불 켜진 초로 다른 초에 불을 옮겨 붙이는 장면을 떠올리며 만들고 불렀다. 작고 위태로운 촛불이라 할지라도 서로의 발치를 비출 수 있기를, 누군가의 마음속 심지에 불을 켜듯 서로를 밝혀주기를, 빛이 번져서 세상이 더 환해지기를 꿈꾸는 노래다. 정말 노래가 하나의 촛불이 되어서 번져나갈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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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혁이 추천하는 책, 다섯 권 모아서 ⓒ허정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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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라이너 마리아 릴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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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미 상당한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였던 릴케가 한 젊은 시인의 고민과 물음에 답장한 편지들을 모아둔 책이다. 글을 쓰는 사람이나 창작자, 혹은 나다운 삶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직 지망생이었을 시절에 도움이 되었던 책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서간집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 책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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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로 잘 알려진 루시드폴의 산문집이다. 노래를 부르는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 살아가며 마주하는 존재들에 감응하며 살고 있다고 말해주며 ‘듣는다’는 감각을 다시금 소중히 일깨워주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도 노래를 가까이에 둔 사람으로서, 또한 부르고 듣는 사람으로서 깊이깊이 공감하며 읽었다. 음악을 좋아하지 않아도, 그러나 음악을 좋아한다면 특히나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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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교육가이자 아동문학가인 이오덕 선생께서 아이들이 직접 쓴 동시들을 엮어낸 동시집이다. 책의 제목처럼, 여기 실린 글들은 당시 세속에서 벗어나 있는 농촌의 아이들이 일하고 지내는 삶을 옮겨낸 듯한 시들로 가득하다. 아이들의 기교 없는 순수한 시 세계를 보면 정직하게 써내려간 담백한 우리말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우리말과 아이들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무언가, 어쩌면 꼭 되찾아야 할 아름다움이 이 한 권에 차고 넘칠 만큼 담뿍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아끼는 책이고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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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종교·심리학 등 다양한 인문학 영역을 넘나들며 연구를 해온 강남순 교수가 ‘용서’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이 성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갈수록 혼란하고 팍팍해지는 세상에서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결코 단순하지 않은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아주 깊다. 각자도생이 당연한 듯 여겨지는 가운데 이런 책이 더 많이 읽히고 나눠질 수 있다면 어떨까. 어떤 방식으로든 ‘용서’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 세상에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가치 있는 고민과 물음이 진하게 녹아 있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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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자이자 철학가였던 김진영이 살아생전에 남긴 유고집이자 애도 일기다. 이 책은 암 선고 이후 몸과 마음, 정신을 지나간 작은 사건들에 쏟아 만든 선생의 문학과 미학, 철학에 대한 정직한 기록이다. 예술과 철학을 통해 깊은 이해로 인간을 헤아려보던 이가 죽음을 앞두고 메모장에 써내려간 문장들. 짧은 길이의 글이지만 결코 쉬이 넘길 수 없는, 삶과 죽음에 대해 묻고 돌아보게 만드는 아름답고 감동스러운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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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라이브러리 레터가 전하는 5월 첫 번째 이야기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오늘 전해드린 이야기를 핵심 해시태그로 요약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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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계속해서 한 달에 두 번 도서관과 독서 문화 콘텐츠에 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인사이트를 찾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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