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첫 번째 전하고 싶은 이야기 미리보기👀
🔖거친 세상에 섬세함으로 맞서는 시 읽기_채호기 시인 인터뷰
🔖노후화된 전차가 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나다_출판 저널리스트 이시바시 타케후미의 에세이
🔖‘한 권의 책’이 되길 희망하는 김천정 화가의 그림
🔖자급자족하며 책을 좋아하는 젊은 농부들 이야기_서지, 다샤의 인터뷰
🔖손녀와 손잡고 도서관 가는 것이 버킷리스트인 조숙희 교수의 도서관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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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문학과지성사 시인선이 600호를, 창비 시인선이 500호를 맞이했어요.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선정 이유로 “강력한 시적 산문을 쓴 현대 산문의 혁신가”라는 평을 했죠. 지금 이 시대에 시는 어떤 매혹을 가지고 있을까요. 전 문학과지성사 대표이사이자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였던 채호기 시인은 시를 두고 모든 개체들 혹은 사물들을 반짝이게 하는 윤기라고 말해요. 또 시는 눈에 띄지 않는 섬세함과 집중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이 시대에 대항하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채호기 시인 인터뷰를 통해서 이 시대에 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들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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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타고노 덴샤》는 전차가 도서관으로 다시 태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인 이시바시 타케후미가 신문사에 입사하여 출판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죠. 《후타고노 덴샤》의 주인공은 작은 마을을 달리는 두 대의 노면전차입니다. 주민이 늘어나고 활기찬 마을에서 출퇴근, 통학, 쇼핑을 하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지요. 그러나 개발이 점점 진행되면서 자동차 시대가 도래하고 전차도 노후화되어 노면전차의 폐선이 결정되는데요. 남은 차량은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시장은 차고에 보관되어 있던 노면전차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 것을 발견합니다. 차량을 도서관으로 개조하기로 마음먹죠. 이동도서관이 된 전차는 어떻게 주민을 만나게 되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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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김천정 화가는 다양한 책은 다양한 인간의 삶을 상징한다고 말해요. 늘 경험하는 좌절과 한숨, 기쁨과 눈물, 꿈과 행복은 각기 다른 빛깔로 변주된 책의 목소리죠. 책은 온도를 차단하는 절연체가 아니어서, 책과 사람은 마찰할수록 뜨거운 유대와 반응을 일으킨다고 해요. 김천정 화가는 누구나 따뜻하고 자유롭고 감동적인 한 권의 책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하는데요. 김천정 화가의 그림을 감상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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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사람이다 17-02, 145×336㎝,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7. ⓒ김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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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색깔이다 19-14, 60×120㎝,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9. ⓒ김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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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를 매는 서지(좌) ⓒ서지 / 수상한 농부 다샤의 독서 삼매경(우) ⓒ다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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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정착한 젊은 농부들이 있어요. 기획자, 마케터이자 농부인 김서지는 제주도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일하면서 자급자족 라이프를 추구하며 살아가요. 때론 일을 던져두고 밭으로 나가 잡초를 뽑거나, 파도가 좋은 날에는 서핑을 하러 훌쩍 사라지곤 하죠. 셰프이자 농부인 다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요리법을 개발하는 제철식물 레시피 창작자예요. 요리라는 행위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환경, 인권, 동물권 등 다양한 주제를 풀어나가고 있죠. 혹시 귀농을 꿈꾸고 계신가요? 젊은 농부의 일상은 어떨까요? 농사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하루는 언제일까요? 그들의 책장 모습은? 제주도에서 책 읽기 좋은 휴식 공간은? 궁금증을 풀고 도시 생활로부터 피로를 덜어낼 젊은 농부들의 인터뷰를 만나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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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가보는 게 버킷리스트인 할머니가 있어요. 첫 손녀가 기특하게도 책을 좋아했죠. 그 손녀가 30개월이 되었을 때 드디어 소원을 실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 할머니는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조숙희 교수인데요. 때마침 여러 국공립 도서관에서 관장을 역임한 지인의 추천을 받아서 조숙희 교수는 손녀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웬걸, 도서관 실내로 들어가기 위해 신을 벗기는 순간 손녀가 울기 시작합니다. “할머니, 도서관에 간다면서······ 여기는 병원이잖아?” 처음 마주한 도서관을 병원으로 착각한 손녀를 조숙희 교수는 어떻게 달래면서 도서관을 탐방하게 되었을까요? 같이 읽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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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병원이 아니야? 도서관이 어디 있어? 어디?”
이렇게 물어보며 계속 우는 손녀 때문에 조용하던 도서관이 갑자기 어수선해졌다. 사서 선생님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볼 때의 그 당황스러움이라니. 나는 사서 선생님들이 ‘아이구, 병원과 도서관도 구별 못 하는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다니······ 말로만 듣던 극성 헬리콥터 할머니인가보다’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순간적으로 난감했다. 아, 정말 내가 너무 극성스러웠나, 자책감이 밀려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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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도서관에 간다면서······ 여기는 병원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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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손녀에게 그곳이 병원이 아니라 도서관이라는 걸 납득시킨 뒤 도서관으로 데리고 들어가면서 사태는 곧 진정되었다. 마음이 풀린 손녀는 서가를 조심조심 돌아다니며 책들을 구경하고, 만져보고, 자기 마음에 드는 책들을 꺼내달라고 했다. 어린이를 위한 서가에 책이 느슨하게 꽂혀 있어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손녀의 낙점을 받은 책들을 꺼내들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는 코지 코너로 가서 작은 소리로 읽어주었다. 손녀는 특히 토끼가 물감이 가득 든 여러 개의 통을 들락날락하면서 여러 가지 색깔로 변하는 내용을 좋아했다.
“할머니, 이 책 너무 재미있어요. 다시 읽어주세요.”
진지하게 책을 들여다보는 손녀의 모습이 신기한 듯, 초등학생쯤 되어 보이는 어린이들이 오며가며 우리 손녀를 쳐다보았다. 한 시간 반쯤 지난 뒤 이제 집에 가자고 하니, 손녀가 미처 못 읽은 책들을 다 들고 가자고 한다. 다섯 권만 빌릴 수 있다고 했더니 한참을 고르고 또 고른 후 일, 이, 삼, 사, 오를 세어 나에게 주었다. 그 책들을 빌려 들고 도서관을 나섬으로써 손주랑 도서관에 가보는 첫 체험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중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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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앉아 책장을 넘기며 말품을 파는 우렁각시 할머니가 되어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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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탑재된 동화책 페이지에 갖다 대면 책의 내용이 음성으로 재생되는 음원펜이 가지는 엄청난 이점에도 불구하고, 음원펜을 활용함으로써 놓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커 보이는 것은 구닥다리 할머니의 기우에 불과한 것일까? 아이가 영어 단어 두세 마디 듣고 바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서 또 음원펜을 누르는 재미에 빠져들다 보면, 다양한 콘텐츠들로 가득 차 있는 예쁜 그림들의 존재감이 무력화되는 모순을 피할 수 없다. 영어 동화책뿐 아니라 우리말로 쓰인 동화책들을 음원펜으로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가령 커다란 페이지에 꽉 채워진 어린이의 침실 그림에서, 조그만 어항 같은 곳에서 잠자고 있는 반려곤충 장수풍뎅이(아님 하늘소일까?), 벽에 걸린 가족사진, 바닥에 널린 갖가지 블록 장난감 등등은 재미있는 설명과 함께 아이들의 인지능력을 향상시켜줄 훌륭한 그림 교재다. 단지 그 교재는 완벽한 발음으로 내용을 읽어주는 음원펜의 활용과 더불어, 엄마가 아이와 함께 앉아서 책장을 넘기며 말품을 파는 과정이 수반될 때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아이 혼자 책을 읽게 하고 엄마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신세계와 아이들에게도 흥미진진한 배움의 신세계가 동시에 열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깔끔하고 만족스럽게 일거양득을 누리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작가와 화가가 공들여 만든 동화책이 진가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음원펜이 놓치는 부분들을 열심히 보완해주는 우렁각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말품뿐 아니라 발품도 열심히 팔아서 손녀와 함께 어린이 도서관을 자주 다녀야겠다.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책들과 친해지는 기회를 주는 것이 손녀를 무한한 지식의 신세계로 인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비용도 안 드는 방법이니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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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라이브러리 레터가 전하는 2025년 1월 첫 번째 이야기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오늘 전해드린 이야기를 핵심 해시태그로 요약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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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계속해서 한 달에 두 번 도서관과 독서 문화 콘텐츠에 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인사이트를 찾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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