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전하고 싶은 이야기 미리보기👀
🔖기후 악당 국가에서 기후 친구 국가로_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인터뷰
🔖산사를 다닐수록 가벼워지는 것들_윤설희 디자이너 에세이
🔖특정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을 대리하는 말[馬]_박예지 작가
🔖산책을 하면 생겨나는 우연들_구윤재 시인의 딴짓
🔖도시에서 비인간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_권소희 수의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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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악당 국가에서 기후 친구 국가로_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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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라이브러리에서 《파란하늘 빨간지구》의 저자이자 우리나라 초대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낸 조천호 박사님을 인터뷰이로 초대했습니다. 인터뷰를 하기로 한 날은 서울 시내버스 파업 첫날이었는데요. 박사님은 환경을 생각하며 헬멧을 착용한 채로 자전거를 타고 종로에서 성수동까지 자전거로 왕복했어요. 인터뷰 자리에 앉은 박사님은 기후 불량 국가인 한국에 대해서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기후위기를 사회 문제로 제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또 미래 세대가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가질 때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할지 인터뷰를 통해 만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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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를 다닐수록 가벼워지는 것들_윤설희 디자이너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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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이 디자이너인 윤설희 작가는 산사를 처음 어떻게 마주했을까요? 아름다운 것들로 자신의 주변을 채우고 싶은 윤설희는 건축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산사순례》를 읽고 방문한 순천 조계산 선암사에서 깊은 감동을 느꼈죠. 산사는 한국 고건축을 공부하기에 좋은 소재였어요. 산사를 통해 외부의 것을 좇기보다는 내부의 것을 찾는 방법을 배웠죠. 산사를 마주할수록 어떻게 유연함이 생겨났는지, 긴 호흡으로 정성껏 쓴 윤설희의 에세이를 통해 산사에 함께 머물러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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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을 대리하는 말[馬]_박예지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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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드로잉 작업_ Cycle horse 202402_2024_62_60.4_0.5_스테인리스 스틸_말과생각 2024년 개인전 메인작업 ©박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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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지 작가의 작업엔 유독 말[馬]이 많아요. 숱한 용접 드로잉에도 말은 곧잘 등장하죠. 말은 말 자체일 수도 있으나 작가 자신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모습이며, 특정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을 대리하는데요. 인식의 제한에 의해 동물로서의 말에 국한되기 일쑤지만, 의미는 상당히 비유적이면서 가변적입니다. 상상이 개입하면 그 어느 것도 될 수 있죠. 언어유희로 말[言]과 말[馬]을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지점에서 자신의 작업이 시작된다고 말하는 박예지 작가의 작품을 감상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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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故장일섭 화백과 매칭되어 전시한 요람에서 무덤까지_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 전경 ©박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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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면 생겨나는 우연들_구윤재 시인의 딴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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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하면서 어떤 딴짓을 하고 있나요. 구윤재 시인은 박솔뫼의 소설이 산책을 하게 만든다고 말해요. 실제로 박솔뫼의 소설을 따라서 부산을 걸어 다니고, 소설에 나온 공간을 따라 걸어보기도 했죠. 《인터내셔널의 밤》 작가 노트에서 박솔뫼는 코모도호텔까지 가는 골목이 가팔라서 도착했을 때는 약간 땀이 날 정도라고 적었는데요. 실제로 호텔까지 가는 길은 정말 경사가 심했지만 저 멀리까지 작고 낮은 집들이 보이는 것이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소설에 나온 배경을 따라 책을 들고 산책을 하면 어떤 풍경을 우연히 마주하게 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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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비인간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_권소희 수의사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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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공저로 《비인간, 도시의 생물들》에 참여한 권소희 수의사는 도시계획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했습니다. 수의사가 되어서 동물의 일부를 돌보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고 의미가 있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골목과 공원, 주택과 번화가에서 살고 또 사라지는 동물 개체와 동물군에 대해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인간이 설계한 도시에서 동물은 무엇을 이용해서 살아가고, 누구와 관계 맺으며, 어떻게 사라지는지 알고 싶었죠. 그렇게 비 오는 날 바깥으로 나온 지렁이를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는데요. 동물과 함께 이 도시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인터뷰를 통해 만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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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초대받지 않았지만 집들이를 가듯 도시를 걷는다’는 소개가 인상적이다. 자신에게 도시는 언제부터 ‘사람만의 공간’이 아니게 되었나.
A. 많은 수의사들이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밀접한 환경에서 성장했다거나 동물을 사랑해왔다고 고백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렇지는 않았다. 대신 초등학교 시절 비가 오면 아스팔트 보도블록 옆면에 붙어 있는 달팽이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봄이 되면 동네 언니 오빠들과 남한산성에 올라가 바위틈 사이에 있는 도롱뇽알을 한참 들여다보며 신기해하던 기억이 있다. 이 경험은 도시 어딘가에 내가 인지하지 못하지만, 어떤 존재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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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익숙해지면 급하게 달아나지 않는다 ⓒ권소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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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순간으로 기억되는 달팽이나 도롱뇽과의 만남과는 달리, 매일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하면서 이 도시 전체가 누군가에게 일상의 ‘집’이자 삶의 공간이라는 것을 몸으로 익히게 되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하면 언제 어디서 만나자고 말로 정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서로에게 체화된 시간과 장소에서 마주치게 된다. 인간이 집에서 챙겨온 사료를 고양이가 길에서 먹는다. 고양이를 마주치기 전에는 길이 목적지로 가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지만, 길 위에 사료를 놓고, 기다리고, 정리한 뒤 그 자리를 떠나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도시 전체에서 다종의 존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걷고, 쉬고, 먹고, 배설하며 도시를 감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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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비인간 도시의 생물들》에는 비 오는 날 바깥으로 나온 지렁이를 다시 땅으로 돌려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아스팔트는 지렁이가 땅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결국 몸을 말라버리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비인간에게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
A. 비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서울은 어떤 도시일까. 서울 시민들은 비인간에 얼마나 무심한가. 도시 지역에서 녹지 지역이 차지하는 면적의 비율을 녹지율이라 한다. 서울은 녹지율이 38.6퍼센트로, 전체 면적의 3분의 1 이상이 녹지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북한산, 관악산 등 산과 한강 주변 공원에 녹지가 집중되어 있어 높은 수치와 다르게 시민들의 일상생활권 내 체감 녹지율은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녹지가 많은 서울은 비인간 동물에게는 살기 좋은 도시일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동물의 서식지로서 녹지는 단순히 면적이 클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연결성이 중요하다. 고립된 녹지는 연결된 생태계가 아닌 단절된 공간이기 때문에, 유전적 다양성이 낮아지고 이는 종의 멸종 위험을 높인다. 또한 고립된 녹지는 사방이 도로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로드킬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쉽게 생각해 보면 인간이 집에서 출발해 목적지까지 흙을 한 번도 밟지 않고 아스팔트 도로 위로만 이동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지만, 반대로 길고양이가 아스팔트 도로를 밟지 않고 흙에서 이동할 수 있는 땅은 매우 한정적이다. 동물에게 서울은 천만 인구가 생활하는 ‘메가시티’가 아니라 한 발짝 떼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노시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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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바람직한 세상은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비인간 동물이 지금보다 조금 덜 위험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라면, 그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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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먼저 인간 시민으로서 인간과 다르게 감각하고 행위하는 비인간 동물이 도시에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는 인간과 비인간 동물을 이분법적으로 구별 짓기 위해서가 아니다. 완전하지 않은 소통으로 돌봄을 실천하는 다종 관계에 비인간 동물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사실 인간 사이의 소통도 그닥 매끄럽진 않지 않은가). 인간과 비인간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유토피아 도시는 존재할 수 없다. 지금의 도시에서는 인간의 이기로 인해 인간이 아닌 것들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없애도 되는 것으로 치부해 버리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비인간 동물이 덜 위험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조금 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인간은 도시의 최상위 포식자가 아니며, 인간이 동물을 먹고, 죽이고, 이용해 왔던 것처럼 동물 또한 인간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존재임을 인정한다면 인간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도시의 질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비인간 동물을 잠재적 위협으로 제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들이 왜 인간에게 위해가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먼저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 서식지를 파괴하고 이동 경로를 단절하며 먹이원을 인위적으로 재편해 온 주체가 누구인지 돌아본다면, 위험은 일방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생성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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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나.
A. LLM, 인공지능 로봇 등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기술과 결합한 인간의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 세상의 본질은 무한에 근접할 수 없는 유한성이 드러내는 취약함 아닐까? 인간, 비인간 동물, 생명이 아닌 기술 모두 유한하다는 점을 받아들인다면, 지금과 같은 끝없는 경쟁 대신 손 닿는 거리에 있는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가장 필요한 가치는 존재의 유한함을 받아들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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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소희가 추천하는, 동물권·도시환경에 관한 책 세 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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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시를 바꾸는 새: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이는 법》(티모시 비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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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조명, 유리 건물, 녹지 연결성 같은 도시의 물리적 요소들이 새의 생존과 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새를 통해 도시를 읽어내는 방식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도시 설계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특히 속도와 효율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어떻게 보이지 않는 생명들에게는 위험이 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도시를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종이 함께 살아가는 서식지로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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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폴리스: 동물 권리를 위한 정치 이론》(수 도널드슨, 윌 킴리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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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동물을 보호나 복지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의 구성원으로 재위치시키려는 급진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정치 이론서이다. 저자들은 동물을 사육동물, 야생동물, 경계동물로 구분하고 각각에 대해 시민권, 주권, 주민권이라는 서로 다른 정치적 권리를 제안한다. 특히 동물 전체를 하나의 집단으로 동일하게 다루기보다 인간과 맺고 있는 관계의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은 논쟁적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논의를 확장할 가능성이 드러난다. 동물을 둘러싼 윤리를 정치적 제도와 연결해 사고해보고자 한다면 함께 읽고 토론해볼 것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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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물의 자리: 먹히지 않고 늙어가는 동물들을 만나다》(김다은, 정윤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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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필요에 의해 착취되지 않고, 그저 살아가며 늙어가는 동물들의 시간을 조용히 따라가는 책이다. 이 책은 동물을 생산성이나 효용의 기준이 아니라, 각자의 생을 살아내는 존재로 바라보게 만든다. ‘먹히지 않는 삶'을 통해 동물의 존엄을 다시 묻는 동시에, 우리가 어떤 생을 가치 있다고 여겨왔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글과 사진을 함께 엮어 한 생명의 노년과 일상을 담담하게 기록해, 독자로 하여금 관계의 윤리를 사유하게 한다. 거대 담론을 넘어 구체적인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통해 각자의 삶에서 할 수 있는 실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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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라이브러리 레터가 전하는 3월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오늘 전해드린 이야기를 핵심 해시태그로 요약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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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계속해서 한 달에 한 번 도서관과 독서 문화 콘텐츠에 관한 다양한 이야깃거리와 인사이트를 찾아 전달해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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