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쓰카와 씨는 수많은 저서가 있지만 아직 한국에 소개된 적이 없어 조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950년생.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록 잡지 《록킹 온(ロッキング・オン)》은 1972년 네 명의 젊은이들에 의해 창간되었는데, 그중 한 명이 기쓰카와 씨입니다. 그는 《록킹 온》이 상업잡지로 탄탄하게 자리를 잡자, 그곳을 떠나 여러 출판사와 손잡고 다양한 잡지를 창간하고, 미디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쓰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1978년에 창간된 《펌프(ポンプ)》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아마 독자들의 투고만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잡지일 것입니다. 유명인이나 전문 작가는 등장하지 않고, 등장하더라도 그 역시 한 명의 투고자일 뿐입니다. 기쓰카와 씨는 권위나 권력이 모든 사람을 묶어두는 상황을 싫어했습니다. 잡지 역시 작가나 유명인만이 아니라 누구나 쓰고 싶은 글을 발표하고, 그것을 읽은 누군가 반응을 해서 무엇이든 시작되는 기폭제가 되면 되는 것이다. 이게 펌프의 콘셉트였습니다. 좋은 글과 나쁜 글이 따로 없다. 어떤 글이든 환영한다! 1970년대 말,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 같은 세상이 있기 전 잡지로 표현한 것이 바로 《펌프》였습니다.
기쓰카와 씨는 미래에 대한 관심이 매우 강한 사람입니다. 그는 인터넷이 등장하자 인터넷에 관여하며 다양한 웹 미디어, 디지털 미디어를 만들어왔습니다. 저는 원래 그의 독자였습니다. 출판, 서점, 종이책과 인터넷에 대한 이야기가 항상 흥미로웠고, 직접 만난 이후에도 서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힌트를 자주 얻었습니다.
그런 기쓰카와 씨가 현재 가장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은 공유형 서점입니다. 새로운 서점이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들으면 주인들을 만나러 가서 서가 주인이 됩니다. 지금은 일곱 곳의 서가 주인입니다. 또 올해 《이퀄》이라는 잡지를 창간했는데, 판매처는 일반 서점보다 공유형 서점을 우선합니다. 팀을 꾸려 공유형 서점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도 시작했습니다. 만날 때마다 “공유형 서점에서 서가 주인으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이시바시 씨도 함께 보러 가자”면서 즐거워하십니다(역자 주: 역자가 운영하는 도쿄 진보초의 한국 책방 ‘책거리’에도 걸음해주셨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기대를 하는 걸까? 기쓰카와 씨가 보고 있는 것은 기존 출판사가 출간한 책이 늘어선 오늘날의 공유형 서점 풍경이 아니라, 조금 더 멀리, 어쩌면 앞으로 나타날지도 모르는 풍경일 것이라고 상상합니다.
“지금 공유형 서점은 상품 구성도 제각각이고, 운영 방식도 정해져 있지 않아 혼란스럽다. 그런 곳에는 지금의 서점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 새로운 자극을 원하는 사람이 반드시 찾아온다. 지금은 기존 책들만 진열되어 있어 재미없지만, 내가 일반 서점에 두지 않는 《이퀄》을 두는 것처럼 서가 주인들이 직접 만든 책이나 자신이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책들만 두게 되면 더 재미있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진화했으면 좋겠다.” 지금 기쿠카와 씨가 특히 기대하는 것은 도쿄의 칵테일 서점이라는 헌책방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유형 서점이라고 합니다. 책방 주인이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는 일기를 좀 읽어보시죠.
“파는 일을 통해 얻게 되는 타인에 대한 상상력. 공유형 서점의 큰 가능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파는 행위에는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만 진열한 선반, 자기표현만 하는 선반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 책을 살지, 그 사람에게 어떻게 보여줘야 살 수 있을지 상상하고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겠지만, 전문가까지는 아닌 아마추어의 ‘책방놀이’에 불과하더라도 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가 서점 주인이라면, 예를 들어 한강의 《소년이 온다》처럼 이건 정말 대단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책을 진열하고 싶을까?’ ‘돈을 주고서라도 《소년이 온다》를 읽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식으로 전달하면 사게 될까?’ ‘그럼, 이 책은 어떨까…….’ 여전히 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책들 중에서 눈에 띄는 책을 집어 들고 상상하는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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